지구에는 16억 명이 넘는 무슬림이 있고, 그들 대다수는 나와 마찬가지로 비폭력적이고 평화롭다는 걸 난 안다. 이 사실은 게이 남성인 내게는 전혀 위안이 되지 못한다. 무슬림 커뮤니티 안에서 LGBTQ에 대한 증오가 만연하다는 걸 직접 알고 있기 때문이다. 이슬람이 동성애 혐오의 종교라면, 무슬림들은 이슬람이 평화의 종교라고 주장할 수 없다. 둘 다를 가질 수는 없다. 동성애 혐오의 종교가 된다면 사람들이 죽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.
트럼프는 대통령을 맹렬히 비난했다. 올랜도 테러가 누가 봐도 '이슬람 극단주의자'의 소행인데 그 용어를 직접 내뱉지 못한 대통령이 겁쟁이라는 것이다. 그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인 마틴의 부모가 애초에 미국 이민을 올 수 없었더라면 비극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무슬림 이민금지 정책의 타당성을 역설했다. 올랜도 총격 사건 직후 모든 정황은 힐러리보다는 트럼프에게 유리한 듯했다.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트럼프 지지율은 사건 이전보다 더 낮아지고 있다. 올랜도 사건을 이용해서 노골적으로 반무슬림 태도를 보이는 트럼프에게 불편함을 느끼는 미국인이 늘어났다는 얘기다.